학교에서 목적지까지 조별로 힘을 합쳐 암호문을 해독하고 포스트별 지령을 수행해야지만 지도와 교통비, 점심 식권을 얻을 수 있는 추적놀이. 한 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의사소통하지 않으면 모든 조원들이 점심을 굶을 수 있는 상황에 닥치게 될 수도 있다. 포스트별 지령을 수행하면서 말없던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고, 꼭 이루겠다는 의지가 내비쳐지기도 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출발부터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전지에 작업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발표가 참으로 어색한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구석에 박혀서 작은 소리로 혼자 말하곤 하는 아이들. 참가자들은 이런 친구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듯 하였다. 좀더 소리치고 혼자가 어려우면 조별로 함께 소리치는 조별 단합게임을 통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수줍음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본격적인 대화기술에 대한 강의를 듣고 각 선생님들의 지도 하에 특정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였다.
어제의 피곤함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새벽부터 일어나 돌아다니는 아이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뻐근했던 몸을 풀어주는 요가를 통해 이틀째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맑은 물에 검은 잉크가 한 방울 떨어지며 흐려지는 것을 보며 내 마음을 검게 흐리게 했던 말들을 적어보는 시간. “넌 쓸모없어. 커서 뭐가 될래? 나가!” 하는 말에 상처받았던 마음이 “넌 할 수 있어! 넌 멋져! 대단해! 니가 좋아!” 하는 말들로 풀어지고 기운을 얻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바로 사랑과 인정이 아이들의 힘과 에너지의 원천이 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0년 뒤의 나를 상상하며 지금 현재 나에게 20년 뒤의 내가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는 편지 쓰는 시간을 끝으로 심리캠프는 마무리되었다.

1박 2일 동안의 활동이 담겨진 학생들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우울하고 무표정한 아이들의 얼굴이 밝은 미소로 채워진 것을 발견하면서 나 또한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캠프를 함께 했던 친구들의 마음속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싹트길 기원하며, 이 아이들뿐 아니라 학교 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같이 찾아가는 학교청소년상담사가 될 것을 결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