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물리적 환경에 둘러싸여 일생을 보낸다. 그리고 환경은 사람들의 인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산업사회 이전에는 집에서 아이들이 출산되었다. 생명이 이 세상에 시작될 때 모두 다른 분위기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각기 다른 주변 자연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 청소년기에는 뒷산에 혼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미래의 꿈을 키우기도 하고, 바뀌는 계절마다 바람과 꽃과 낙엽을 느끼며 우주의 법칙을 혼자 창의적으로 상상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스스로 자아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전 세계의 도시 생활이 모두 비슷하다. 아이들 은 병원이라는 거의 유사한 환경에서 지구를 처음 접한다. 그리고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다. 중국의 신도시나 미국
 
의 도시들이나 우리의 신도시나 모두 비슷한 시각 환경이다.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획일화된 생각과 기계적인 사고로 굳어져가는 경향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정보화 사회는 개성과 창의적인 사고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간주된다. 자라나는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다. 청소년 개개인의 인성이 모여 곧 국민성이 될 것이고, 개개 청소년의 잠재력이 모여 국가 미래의 잠재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획일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스스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의 꿈을 개성 있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더 없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자라고 있는 대부분의 도시 환경을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은 새벽에 박스형의 학교로 향한다. 이웃 동네, 우리 동네, 그리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똑 같은 모습의 교육환경이다. 하교 후에는 학원으로 향한다. 학교 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다. 창문이 없는 밀폐된 학원교실에서 밤 늦게 까지 시간을 보내고, 모두 똑 같은 아파트라는 주거로 돌아간다.

이러한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창의력과 개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청소년기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인 것이다.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생각이 솟아날 수 있는 생활환경이 중요한 시기이다. 특별히 계획된 청소년 공원이나 청소년 시설보다는 일상생활 공간인 학교 공간 하나 하나부터, 학원가는 길, 그리고 등하교 길의 정서적 환경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관리라는 명목 하에 모두에게 노출되지 않고 청소년들이 혼자 스스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차분한 사색 공간들이 그들에게는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