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문제로 괴로워하는 아이들, 가출하는 아이, 학교에 밥먹듯 오지 않는 아이, 학교가 오기 싫은 아이들, 거짓말하는 아이, 지능이 떨어져 항상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자해하는 아이, 환청과 발작으로 병원치료가 필요했던 아이들…
이 가운데엔 심각해질 대로 심각해졌지만 전문적인 돌봄 없이 방치된 아이들도 많았다. 병원치료가 필요하여 함께 소아청소년신경정신과를 방문하고, 병원응급실도 여러 번 찾게 되면서 당황스럽고 놀라는 부모님들과도 함께 했다. 자녀의 치료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부모님들께 자녀의 상태를 설명하고,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을 격려하며 자녀를 위해 든든히 서실 수 있게 돕는 과정은 녹록치 않은 과정이었다. 병원치료는 계속되지만 학교생활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갈 수 있도록 상담을 지속하였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부모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경우였다. 정신과 약물은 고가인 데다가 심리검사 등의 관련 검사들은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열악한 부모님들은 자녀의 병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데다가 고가의 장기치료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힘겨운 싸움에 버텨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사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저소득층 대상 의료지원은 아직 정신장애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렇게 우여곡절 속에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 순간순간들이었다.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숙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욕구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많은 학교청소년상담사들이 학교에 배치되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적응을 도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지역사회나 국가 차원에서도 더욱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