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주말을 빼고는 아이와 하루 종일 함께 있을 기회가 거의 없답니다. 그래서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은 많은 부분 해주게 되지만 나름대로 선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지금까지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착한 아이였지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이의 태도가 이상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용돈도 필요이상 쓰고요. 저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사실을 안 남편과 저는 아이를 다그쳐야 할지 기다리고 지켜봐야 할지 고민이랍니다.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 온다는데, 우리 아이가 그래서 그런 건가요? 거짓말하는 아이를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컴슬러입니다. 직장에 다니시면서 살림하시느라 힘드시지요? 아이들이라도 자기 일은 알아서 잘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도 않고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겠지만, 자식에 관한 부분이 부모님들의 가장 큰 문제인 듯합니다. 지금까지 잘 해 왔던 아이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혼란스러우셨을 거예요. 무조건 혼을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켜보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말이지요. 직장생활을 하느라 다른 어머니들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적었던 것도 마음에 걸리시지요?

무조건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고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냈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전업주부인 어머님 밑에서 자라는 아이라고 아무런 문제가 없거나 거짓말을 안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머님께서 느끼시는 자책감은 이해가 가지만 되도록 빨리 벗어버리시길 바랍니다. 그 대신 아이의 생활을 체크해 보세요. 아이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아이를 체크한다고 해서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지나친 간섭을 하라는 것은 아니에요. 평소보다 주의 깊게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세요. 지금 우리 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아이는 누구인지 알아보시고요. 친구 어머니와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나 학교 선생님과 만나셔서 요즈음 나타나는 행동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어머니께서 미처 몰랐던 점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예요. 아이의 고민을 알아냈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요.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이 무언지 도 알 수 있을 겁니다. 단지 거짓말을 하거나 용돈을 지나치게 많이 쓴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할지도 모르지요. 불량청소년들에게 돈을 빼앗길 수도 있고요. 요즈음 유행하는 장난감을 사서 모으느라고 돈이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어요. 혹은 무언가 하고 싶은데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찬성하지 않을 것 같아 거짓말을 해 버릴 수도 있지요. 부모님께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어쩌면 누군가를 돕고 있을 지도 모르지요. 다시 말씀드려서 그 원인은 다양한 곳으로부터 올 수 있다는 거예요. 어머님께서 아이를 다그쳐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면 분명히 반발이 있을 거예요.

일단은 아이를 믿어보세요. 믿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세요. 어머님께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드린다고 해서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노력해 보세요. 혹시 어머님의 어머님께서 알면서도 속아주셨던 기억은 없으신가요? 어머님께서 다그치지 않고 속아주셔서 오히려 미안한 마음에 다신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 기억 말이에요. 아이가 어머니를 생각할 때 따뜻하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 주세요. 어머니에 의해서보다는 아이 스스로 말하고 느끼고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억하시고요. ''용돈이 더 필요하니''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요. 어디에 쓸지를 묻지 않는다면 아이가 되물을 거예요. ''엄마, 어디에 쓰냐고 안물어?'' 그러면 ''난 너를 믿어. 꼭 필요한 곳에 쓰겠지.''라고 진심으로 말해주세요. 용돈을 더 받은 아이는 처음엔 좋겠지만 어머니를 속인다는 마음에 즐겁지만은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아이를 믿는 마음이 가장 필요합니다.

느긋하게 마음먹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위에서 알려드린 팁대로 아이와 대화해 보시길 바랄게요. 혹시 함께 의논하고 싶은 고민들이 더 있으시다면 언제든 저희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http://cyber1388.kr)로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