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식 1월호

11월 19일에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열린「헤세이 15년도 청소년 건전 육성 중앙 포럼」은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의 청소년의 건전 육성 : 네트워크 시대에 요구되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문부과학성과 청소년 육성 국민회의(NAYD)가 주최한 행사였다. 행사를 준비한 문부과학성의 Miyamoto 참사관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일본에서는 청소년이 휴대폰 e-mail을 하루에 4~5시간동안 계속해서 사용하거나, 인터넷의 미팅 사이트에서 만

난 성인들에게 성피해를 입는 청소년의 사례가 늘어감에 따라 청소년의 media literacy(정보활용능력)를 발달시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이 포럼이 계획되었다고 한다. 사실 media literacy(정보활용능력)라는 용어는 상담자인 내게 매우 낯선 것이었기 때문에 처음 포럼에 초청받았을 때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인터넷 환경이 매우 발달되었으며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이라는 문제도 큰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 개입방안들을 소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일본 - 인터넷 휴대폰 사용지침 제시 및 인터넷 미팅 사이트 규제법까지 마련
이번 포럼에는 동경 (교육)기술연구원 Akahori 교수가 코디네이터를 맡았고, 패널로는 일본에서 세명, 한국 한명, 미국 한명이 참석했으며, 일어-영어 동시통역을 사용해서 진행되었다. 국제기독대학 교육학과 Sasaki 교수는 ‘일본에서의 media literacy'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고, 청소년이 학교, 가정, 지역사회, 언론매체정보, 또래집단에서 받는 영향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다. 동경대 법학과 Abe 교수는 ’언론매체와 청소년의 성행동‘이라는 제목으로, 여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6월, 청소년이 불법 매춘을 할수 있는 인터넷 미팅 사이트를 규제하는 법이 통과되었음을 소개했다. 동경대 아시아/아프리카 문화연구소의 Inomata 연구원은 ‘정보사회에서 청소년 안전과 media literacy’라는 제목하에 청소년이 인터넷과 휴대폰을 사용함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지침들을 안내했다. MAVIA(Mothers Against Violence in America)의 Pamela 회장은 ‘학교, 가정, 지역사회의 건강한 관계속에서의 청소년 육성’이라는 제목으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얼마나 청소년에게 유해한가를 충격적인 영상 소개를 통해 보여주었다. 필자는 ‘정보사회에서의 한국 청소년 - 인터넷 사용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의 인터넷 활용통계와 인터넷 과다사용으로 인한 폐해, 인터넷 중독에 대한 심리학적 특성과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의 개입방안을 소개했다. 그리고, 방청객의 질문을 바탕으로 토론이 이루어졌다.

인터넷에 관련된 문제는 나라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었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인터넷 미팅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매춘이 큰 문제로 야기되고 있었고, 한국은 인터넷의 과다사용으로 학업, 진로, 대인관계상 부적응을 일으키는 인터넷 중독이 주문제로 제시되었으며, 미국은 비디오(인터넷) 게임의 폭력성이 모방범죄를 일으키는 문제가 크게 나타났다.
이번에 일본 방문에서 느낀 것은, 첫 번째로 행사준비가 정말 철저하다는

점이었다. 수요일날 있을 포럼을 위해 화요일 오전에는 행사스탭과 패널들이 모두 모여서 어떤 내용을 발표할 것이며 어떤 식으로 토론을 진행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하였으며, 오후에는 행사장인 와카야마 시민회관에 모여서 발표용 컴퓨터와 조명 등 행사과정에 대해 세밀한 점검까지 거쳤다. 두 번째로 느낀 것은, 인터넷의 활용도는 정말 우리나라가 높다는 것이었다. 10대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률이 94%인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의 경우는 53% 정도였다. 그래서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이나 사회적 대처방안을 전수받기를 바라는 요청들이 많았다.

한국 - 건강한 인터넷 사용 위한 법적 . 사회적 대응 미흡
그러한 질문들을 받으면서 세 번째로 느낀 것은, 우리나라가 인터넷이 엄청나게 놀라운 속도로 발전한 만큼, 인터넷에 관련된 여러 가지 현상들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건강한 인터넷 사용을 위한 사회적 대응은 발달속도보다는 뒤쳐져 있다는 것이었다. 문화관광부나 정보통신부 등 정부기관에서 청소년의 인터넷 활용 지침서나 부모교육 지침서, 다양한 사회기관에서 여러 연구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체 청소년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며, 아직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활동에 대해서 법적 통제가 미비한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서 본원에서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용역을 받아 ‘청소년 게임중독 예방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연구와 프로그램이 실제 청소년들의 삶의 현장에 보다 더 가깝게 다가가 효과를 볼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럼 패널 사진*
(왼쪽부터) 국제기독대학 Sasaki 교수,
동경대 Abe교수, 동경대 Inomata 연구원. 필자. MAVIA의 Pamela회장, 동경 기술연구원 Akahori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