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상담소식 10월호

나는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가 사람의 능력을 개발해 스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며 청소년 상담은 청소년 교육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것은 삶의 질 향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상담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에 있으며 삶의 질 향상은 그 사람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해주는 차원에서 해결된다는 것이 내 시각이다. 때문에 오늘의 강의는 ‘삶의 질과 능력개발’을 주제로 시작하겠다.

국가 잠재 경쟁력 낮아 우려돼
우리나라는 인구는 전 세계의 25위인데 면적은 전 세계에서 109위이다. 이를 인구밀도로 환산하면 1km2당 470여명으로 우리나라는 인구밀도 1위인 방글라데시 다음이다. 사람끼리 막 부딪치고 부대낀다 해야 할까. 반면 삶의 지표들을 살펴보면 그렇게 부대끼며 살고 있는데도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

서 13~15위 정도로 잘 사는 축에 속한다. 우선 GDP생산량이 전 세계 15위이며 국제통상규모는 수출입이 13위 정도이니 경제적 수준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를 발전잠재 가능성 측면의 국가 잠재 경제력 순서로 따지면 상당히 순위가 밀려 약 28위 정도라고 한다. 잠재적 경쟁력의 일환인 교육과 인적차원 수준은 32위이며 가치 경쟁력으로 표시되는 Social capital은 전세계 45개국 중 40등으로 밀려나 나쁜 수준이며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41등으로 잠재 경쟁력 중 가장 나쁘게 평가된다. 다시 말해 그런 대로 악조건 속에서 우리는 삶을 이만큼이나마 이끌어왔지만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주 비관적이라고 예측된다.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경쟁의식을 나타내주는 통계들을 살펴보자. 초등학생 중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느냐’는 질문에 54%가 ‘그렇다’고 답했고 ‘친구에게 경쟁의식을 느낀다’는 아이들도 61%나 되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일수록 경쟁의식의 정도는 더 세 67%가 경쟁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경쟁의식 저편에는 지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며 이 지는 아이들은 ‘가출충동’이 또한 대단해 76%가 가출 충동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죽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남자아이들도 18%, 여자아이들은 21%나 되었다.
긴장과 갈등은 삶의 질을 낮추는 요소이다. 실감나게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일본에 살인사건이 10만명당 1명 일어나면 우리나라는 2명, 강도사건은 우리가 10만명당 9.7명이 일어나는데 일본은 2.7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강도를 당할 확률이 일본보다 3배가 높다. 폭력사건은 일본이 10만명당 15건인데 우리는 592.6명으로 40배나 높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작년 우리나라는 8천명을 기록, 월남전 참전 10년 동안 전쟁으로 죽은 3천4백명보다 더 많이 사망했다. 그중 어린이 사고 . 사망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 인구 10만명당 어린이들이 사고로 25.6명 사망했다. 멕시코는 19명, 포루투갈이 17명, 미국이 14명순인데 일본은 통계에 없다. 삶의 질 측면에서 죽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없다.
학력차도 우리나라처럼 큰 나라가 없다. 초등학생의 2%, 4천7백여명이 절대 기초학력 미달자로 분류된다. 또 7만3천명의 중학생중 3만8천명만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나머지는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다. 삶의 질과 관련해 독서율을 살펴보면 한국인은 년 1인당 독서량이 13권, 일본인 78권에 비해 6배가 낮다. 1년에 책 한권 읽지 않는 성인이 22%에 달한다. 문화참여율도 낮아 선진국에서 책 100권을 볼 때 4권밖에 빌려보지 않으며 연극 등 무대예술 관람수는 선진국의 3% 수준, 박물관 관람자 수는 1%도 안되며 자선 기부액은 미국 평균의 1%에도 못미친다. 미국에서는 총인구의 56%가 일주일에 1시간 동안 남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지만 한국은 인구의 9%도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한국의 삶의 질을 40위로 떨어뜨린 요인들이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과 삶의 질은 이처럼 대단히 차이가 크다.

삶의 질 높이기 위해 ‘출발점 불평등’ 문제 짚어봐야
사람은 누구나 보화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개발해주면 많이 성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들어갈 때 떨어지는 아이들은 고등학교까지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 교육학자들의 결론이다. 미국의 연구를 보면 초 . 중 . 고 1학년 때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으로 처음부터 격차가 벌어져 있으면 아무리 유능한 교사를 붙여줘도 이것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미국은 68년부터 저출발점 불평등 개념을 해소하기 위해 ‘Head start’ 문제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출발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Head start'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출발점 불평등 개념을 중시하지 않는지는 공교육 연령을 보면 알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 대부분 국가가 공교육을 3세에 시작하는데 우리만 5세를 유지하고 있다.

발견 . 개발 . 시기의 전문성 갖춰 상담자는 인간의 잠재능력 개발해야
상담자와 교육자는 상대방을 좀더 위기상황에서 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 사람의 능력, 사회적 . 정서적 성숙을 도와준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같다. 상담자는 ‘이 사람이 자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 즉 내담자의 ‘내적인 힘’을 믿고 기본적으로 존경해야 한다. 또 상담자는 발견의 전문성, 개발의 전문성, 시기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인간의 뇌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인간의 능력은 구조적인 것이 아니라 어떻게 쓰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이다. 사람의 잠재된 능력의 총량은 25기가 PC 100대와 동일하다고 한다. 사람은 나쁜 머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쓰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능력을 발견하는데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땅 속의 금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다음에는 그것을 캐내는 기술도 중요하다. 상담자들도 능력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이를 가시화시켜줘야 하는데 이를 ‘능력개발의 전문성’이라 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는데 알을 깰 때 병아리가 안에서 알을 쪼면 어미는 그 소리를 듣고 그곳에 부리를 대면 계란껍질이 깨진다는 뜻이다. 한 미물이 태어나는데도 그런 원리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이들이 내면의 소리를 내보내고 있는데 누구도 내면의 소리를 못알아주는 것이다.
대나무를 예로 들어보자. 대나무는 죽순이 자라면 봄에 평생 자랄 것을 다 자란다. 죽순은 씨를 뿌려 5년쯤 뒤에 싹이 튼다. 그런데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파게 되면 대나무 농사를 망친다. 그 안에 하얀 뿌리가 자라고 있는데 뿌리는 햇볕을 보면 죽기 때문이다. 대나무를 키우는 사람은 대나무가 5년이 되는 봄까지 하얀 뿌리를 가지고 있다가 5년째 봄 모든 에너지를 결집해서 싹을 땅밖으로 보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대나무의 진통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걸 모르고 “에라 넌 떡잎부터 글렀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나무가 싹트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밭을 갈아없애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즉 상담자는 사람의 잠재된 능력 개발에는 원리가 필요하며 그 원리를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해야 하고 발화시기도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임해야 한다.
이에 더해 상담자는 능력개발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며 타이밍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석고를 만들 때 시간이 지나면 가루가 굳어지기 때문에 말랑말랑할 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만들어야 제대로 석고상이 되듯 사람이 자라는 데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사람은 석고가루 이상으로 아주 분명한 타이밍으로 성숙한다. 75년 한 연구에서 사람 속에 숨겨진 능력은 밖으로 드러나는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예를 들면 작곡이나 기악은 3, 4세부터 시작되는데 수학, 성악은 16세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한편 사람은 임신 3개월 때 뇌세포 수가 가장 많아지며 머리 틀이 완성되며 3개월 이후부터는 뇌세포가 줄어든다. 또 만 2세 때 뇌세포의 연결이 가장 밀접해져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한다. 인간개발에 대한 이런 기초들을 잘 알아야 상담자는 잠재능력을 통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럼 인간의 잠재능력을 개발해주는 것이 상담자의 제일 중요한 전문성이라면 우리는 어떤 잠재능력을 보아야 할 것인가. 나는 IQ보다는 다중지능과 정서지능이 인간이 지닌 잠재지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즉 IQ보다는 이제 MIRS(다중지능), EQ 등에 눈을 돌려 아이들의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을 신체 운동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 성찰, 논리, 수학, 언어, 공간, 음악, 자연친화지능 등 8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사람은 이 모두를 가지고 있지만 그 높낮이가 다 다르다고 했다. 한편 정서지능은 정서의 인식과 표현, 정서의 사고촉진능력, 정서의 지식활용, 정서의 반성적 조절 등 4가지로 나뉜다. 사고능력은 정서능력에 지배되며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정서지능이 높다. 사람과 사람간의 오해도 정서표현의 미숙과 결여에서 온다. 이런 다중지능과 정서지능의 개발은 상담에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2차 2·3급 연수 특강에서 발췌,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