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상담소식 10월호

지난 9월 15일에서 21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상담기관 방문을 위해 출장을 갔다왔다.
가기 전부터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출장이었다. 함께 갔던 사람들은 지역의 상담 실무자들인 유순덕 실장, 김미영 . 차은선 . 조숙현 선생이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측에서는 이창호 실장과 김동민 선생이 함께 했다.
인천 공항에서 열세 시간 비행을 거쳐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한 후, 비행기를 갈아 타고 콜롬비아 공항을 거쳐 숙소인 South Charolina 라마다 인에 도착할 때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거의 녹초가 되어 죽은 듯이 쓰러져 잤다.
다음 날 오전부터 워크샵 기관 방문을 시작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Clemson 대학 내 ‘NDPC(National Dropout Prevention Center)’였다. 이 연구소에서는 주로 중도 탈락 예방 및 교육 사업을 하고 있으며 데이터 베이스 구축, 학교와 기관간 연계, 학교 자문 및 평가, 전문 연수 등을 개최하고 있었다. 이곳 소장은 중도탈락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멘토링 프로그램과 중퇴 예방 15단계 개입전략을 들고 있었다. 그것은 초기개입 전략, 기본 핵심 전략, 중다 지능 개념을 적용한 학습 지도, 학교 공동체 조성이었다. 벽에 붙은 포스터에는 NBA 농구 스타가 등장하여 ‘Stay in school’ 을 전하고 있었다.
오후엔 앤더슨 시의 대안학교를 방문하여 ‘Boot Camp’ 프로그램을 참관하였다. 학교에서 추방될 위기에 있는 심각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군대식 훈육 프로그램이 적용되며 학교 복귀에 48% 성공률을 보인다고 했다.
셋째 날, 조기 중퇴 예방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Wren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학교 환경은 밝고 깨끗하고 청소년 취향으로 꾸며져 있었다. 특별히 멘토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어 교사와 1: 2 멘토 형식으로 결연을 맺어 실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었다. ‘리바운드 학교’에서는 약물과 학대, 학습장애, 주의산만 아동을 대상으로 엄격한 훈육과 규칙에 따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단계별 성과 보상이 주어지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며 이를 위반했을 때는 논리적 결과의 선택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 교육은 다소 강압적 방식으로 여겨졌고 한국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에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다음 날, 다시 시카고로 와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묵었다. 도시 전체와 연결된 드넓은 미시간호는 마치 거대한 바다처럼 바라보기만 해도 시야가 넓어지고 가슴이 툭 트여왔으며 아름다운 도시의 마천루에 하나 둘 불이 켜지는 야경은 환상적이었다.

다섯째 날, 메디슨에 있는 Wisconsin 대학의 교육심리 훈련센터(EPDS)를 방문하였다. 여기서 Wampold 교수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개인적 관심사뿐만 아니라 다문화적 상담과 인간관, 과학적 연구방법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유태인인 그는 인자한 미소로 시종일관 따스하고 진지하게 대해 주었다. 또 흥청거리는 축제의 거리를 연상케 하는 위스콘신 대학로 호프집에서 유학생들과 맥주잔을 들어 건배

를 하면서 담소도 나누었다. 그들을 보며 도전할 꿈이 있는 젊음은 그 방황과 고민마저도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느낀 한때였다.
드디어 ‘집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일주일 동안의 체험과 흥분은 쉬 가시지 않았다. 대안학교에서 만난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동자, 자연과 사람들과 하나되는 만남의 순간의 기억들… 긴 비행 시간 동안 몸은 피곤해도 정신은 또렷이 깨어 이번 연수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곰곰이 곱씹게 만들었다. 중도 탈락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적극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조기 교육 프로그램의 적용과 부모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 교육 및 상담 관련 기관 방문으로 전문적 식견이 확장되어진 것이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이번 연수는 동료 상담실무자와 정보 교류 및 친목 도모의 기회가 되었고, 함께 간 다른 실무자들의 열성과 소명의식에서 받은 감동도 컸다. 결국 사람 속에 무한한 희망이 있고, 모든 해답이 있다고 느껴졌다.
또한 중도탈락 원인 면에서 학업부진 등으로 중퇴하는 미국 실정과는 달리 자발적 중퇴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중퇴청소년 종합지원센터’ 건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