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부모님의 이혼.. 세상이 원망스러워 죽고 싶어요.

저는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으로 집에서 장남이고 밑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이 있어요. 부모님은 서로 다투고 싸우는 것이 빈번해 이제는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업을 했었는데 투자를 하는 것에 비해 망하기 일쑤고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못마땅해 하며 술을 드시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향해 입에도 담지 못할 욕을 하고요. 또 그러면 아버지는 어머니를 손찌검하고 맨날 그런 식이었어요. 항상 이런 집안에서 지내다 보니 저와 여동생은 이 세상에 환영도 받지 못할 것을 뭐가 좋다고 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지금은 엄마랑 같이 살아요. 저도 부모님이 언젠가 이혼을 하게 될 거라 생각을 해서 별로 놀라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정신적 타격이 너무 커요. 못난 아버지지만 그래도 하나뿐인 아버지를 잃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고통스러워요. 괜히 저는 버려진 못난 존재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학교에 가면 애들이 부모가 이혼했다고 마치 고아처럼 취급하고 수군거리는데 정말 미치겠어요. 제가 잘못해서 헤어진 것이 아닌데 죄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제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요? 억울하고 화나고 세상이 원망스러워요.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로 손가락질 받으며 살고 싶지 않고, 이런 제가 과연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괴롭지만 상의 인연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못된 인생을 목숨 때문에 구차하게 사는 것은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식으로 비참하게 살고 싶지 않아요.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며 정말 싫어요. 며칠 전에 약국에서 수면제 50알을 샀어요. 언제 죽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저의 죽음을 보고 부모님이 가책을 느끼고 관계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제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어찌 보면 행복한 거란 생각도 듭니다. 저의 죽음이 저하고 부모님께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님. **님이 그동안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들게 보냈을지 짐작이 갑니다. 부모님의 잦은 불화로 가정이 얼마나 불안정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버님은 가정형편보다는 무리한 사업을 하다가 잘못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어머님은 이러한 아버님을 원망하고 질책을 하니 아버님은 술로 위로를 삼으려고 하고 어머님은 더욱더 신경질적으로 나오는 악순환이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결국, 본인이 예상한 대로 부모님은 이혼을 하게 되고 여동생과 같이 어머님과 살게 되었는데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해보니 주위 시선이 따갑고 아버님과 떨어져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혼자 고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상담을 의뢰한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낸 **님의 모습을 보니, 지금은 너무나 절망적이고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시련 뒤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자녀 입장에서 부모님이 서로 비난하고 함부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힘들수록 사랑으로 이겨내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용서해주는 자세가 더욱더 문제해결에 필요한 자세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혼한 상태이므로 현실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사실로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극복해서 생활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고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고 이혼으로 인해 더더욱 본인이 잘못 태어나 이런 고통을 당한다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자살 충동을 느꼈을 거예요. 약국에서 수면제를 다량 산 것을 보면 단순한 생각 같지는 않지만 바꾸어 생각하면 그만큼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그런 본인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 싶어요.

첫째, 본인을 지금처럼 환경으로만 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생활이 부유하다고 공부를 잘한다고 선택받은 사람이고 가난하고 부모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것이며, 그러한 견해는 본인한테 절대 유익하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훌륭한 인물로 존경을 받았던 사람이 너무나도 많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요. 결코, 낙담하지 마세요.

둘째, 어머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본인 이상으로 어머님 또한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혼은 어머님도 참으로 어렵게 내린 결정일 거예요. 그 뜻을 받아들이고 아버님이 옆에 안 계시니까 그 역할을 대신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생계도 꾸려나가고 가정 살림도 해야 하는 이중부담을 안고 있는 어머님에게 용기를 주시고 언제나 사랑한다고 고백한다면 어머님도 힘들지만, 열심히 자녀를 위해 생활하실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가정이 안정을 찾으면, 아버님을 찾아뵙고 위로를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녀 입장에서 부모를 잃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부모님의 부부관계가 법적으로 상실된 것뿐이죠.

셋째, 자살한다고 해서 본인이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본인과 부모님을 위해서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평생 서로를 원망하고 자신을 증오하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고 본인은 귀중한 생명을 잃게 되기 때문이지요. 부모님이 다시 결합하고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면 더욱더 열심히 학생으로서 생활해 나갔으면 합니다.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동요하지 말고 당당하게 나아갔으면 합니다.

넷째, 절망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희망을 품고 생활할 수 있는 낙천적인 사고를 해보세요. 의도적이라도 좋은 생각만 하시고 언제나 용기를 잃지 말고 생활하세요. 그러면 반드시 그 생각대로 행복하고 좋은 일이 생기게 될 거라고 봅니다. 이번 기회를 더욱더 성숙할 기회로 삼으시고 본인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세요.

**님! 희망을 잃지 말고 삶을 살아갈 용기를 내보세요. 분명 행복해질 날이 올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