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소수의 사람들과 얘기할 때 자꾸 긴장이 돼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3 여학생입니다. 저는 약간 아는 사람하고 말할 때 얼굴이 붉어지고 근육이 경직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또 시선 처리가 어렵고 목소리가 떨리며 약간은 더듬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미리 피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는 오히려 덜 긴장되는 것 같은데 한 두 명의 사람과 얘기할 때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이런 나의 모습을 눈치챌까봐 걱정도 되요. 어디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사람을 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수의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이 여러 사람 앞에서 주어진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 보다 오히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님은 몇 사람과 대화하게 되는 상황에서 굳어지고 경직되어지는 자신의 모습이 자꾸 신경이 쓰이는 군요. 그래서 몹시 힘겹게 느껴지고 타인을 피하게도 되지요. 심적 부담과 고통이 매우 컸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제 **님이 보다 편안한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할까요? 먼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지나치게 상대방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타인과 대화할 때 실수를 할까봐 아니면, 자신이 솔직하게 행동하고 표현했을 때 타인의 반응이 염려되어서 또는 자기 말에 대해 상대방이 비난하거나 조롱할 것 같아서 등 다양한 개인적인 이유들로 인해서, 대화의 내용보다 상대방의 반응을 더 신경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조심하거나 상대의 반응을 지나치게 살피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데 급급하여 긴장하거나 위축되는 경향이 있지는 않나요? 두 번째는 특별히 부담스러운 대화의 상대를 자주 부딪치면서 느끼는 불안이 전체적으로 확산되어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비난적인 유형의 대화 상대와 자주 접하게 되면서 타인과의 대화에 자신감을 잃었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안이 특정 상황과 특정 대상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타인과의 대화에서 편안함을 방해할만한 요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어쩌면 방금 살펴본 몇 가지 요인들 외에 **님이 경험하는 독특한 요인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음식의 뚜껑을 열어보아야 그 다음 조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듯이 문제의 극복을 위해서는 어렵겠지만 위의 사항들을 참고하여 자신이 왜 소수의 사람들과의 대화를 불편해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편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어떠한 대화를 하느냐에 따라 대인관계의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대화라는 것은 결코 ‘잘했다’, ‘못했다’로 따질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이고 얼마나 대화를 얼마나 잘 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우리의 기능을 방해하는 비합리적인 신념일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현재 어색하게 느껴지고 쑥스러워 하는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내용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어 보다 깊고 서로 간에 이해가 오가는 보다 편안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를 잘 이끌어 내어 상대방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화를 잘 한다는 의미가 상대방에게 호감 있는 모습으로 보여야한다. 상대방이 즐거워 할 만큼 만족스럽게 내가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서로 간에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내보일 때 서로의 포장되지 않은 모습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진실하게 보여 친근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자신의 어색한 모습으로 인해 불편한 마음이 계속 느껴지고 이로 인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은 때에는 솔직한 현재의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 친구에게 솔직하고 개방적인 느낌을 주어 보다 친밀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언급했던 특정 상황 혹은 특정 대상과 관련하여 나타날 수 있는 대인관계상의 불안은 먼저, 특정한 불안을 일으키는 대상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도록 합시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부분을 보고, 이제는 당당히 그 부분을 보듬어 주고,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해 봐야 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과 다 잘 지낼 수도 없을 뿐더러 모든 사람에게 다 이해받고 사랑받을 수 없는 것이 실재적인 현실입니다. 이런 마음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추구하게 되므로 우리를 지치게 할 뿐이지요. 보다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우리는 가치 있는 존재이고 또 자신을 깊이 사랑할 때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낼 수 있습니다. 부적절하고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자신의 유형을 발견한 후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며 따라서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두려움에 눌려 주저앉는다면 더 큰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얘기를 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여기에다 소수의 깊은 친구관계를 만들어 가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나의 좋은 모습뿐만 아니라 힘든 모습, 실수하는 모습 등 자연스런 모습까지 보여줌으로써 서로 더 친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