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제가 커닝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어요.

저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선생님, 절 좀 도와주세요. 저는 너무 괴로워요. 제가 어쩌다가 이런 일에 휘말려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생각할수록 불안해지고, 심지어 밤에는 계속 악몽을 꾸게 된답니다. 그리고 저를 이러한 일에 휘말리게 한 그 장본인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요. 계속 울게만 되요. 엄마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묻곤 하시지만, 저는 도저히 바른대로 대답할 수가 없어요. 어쩌면 좋아요?

사실은 제가 요번 시험에서 커닝에 휘말리게 되었어요. 저는 공부는 중간정도예요. 하지만 한 번도 학교에서 나쁜 짓을 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 제 뒷 번호 아이가 날라리거든요. 그 아이가 저에게 시험을 잘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묻더라고요. 저도 그러고는 싶지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제 앞 번호의 친구가 부반장이고 공부를 잘 하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에게 말해서 보여 달라고 하자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그래도 왠지 솔깃해졌어요. 그래서 그만 함께 부반장에게 말하였어요. 부반장은 거절하였는데, 날라리 친구가 거의 협박하다시피 해서 강요해서 허락을 얻어냈어요. 방법은 우리 셋이 연속적으로 앉게 되니까, 맨 앞 부반장이 답안을 쓰면 서로 발을 이용해 알려주고, 제가 그 날라리에게까지 알려주는 방법이었어요. 마지막까지 생각을 하였지만, 그래도 시험을 잘 보고 싶다는 욕심에 그만 일을 저지르게 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사실을 우리 세 명 외에 다른 한명이 알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그 한 명이 날라리와 저를 선생님께 고자질하겠다고 협박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제가 이런 일을 했다는 자체도 너무 괴로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해야 이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시험을 잘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순간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되었군요. 시험이 끝나고 생각해 보니, 자신이 그러한 일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괴로운데, 한 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되어 00님을 괴롭히고 있는 상황인가 봐요. 많이 괴롭고 자책 되고, 힘이 들었을 거예요. 많이 괴로웠지요?

현재 00님의 문제는 학교 시험 때에 부정행위를 하여 괴로운 마음과 함께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친구로 인해 더욱 심한 내면적·외부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0님은 현재 굉장히 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이야기할 수조차 없고,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어쩌다 내가 이러한 일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고 하는 혼란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한 그 친구가 너무 미운 마음에 어찌해야 할 바를 더욱 모르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먼저 00님은 이러한 감정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되네요. 일단 그 친구의 미운 감정부터 살펴보세요. 보다 냉정히 말하자면, 먼저 그 친구가 먼저 하자고 했어도 이 일을 결정한 사람은 바로 00님이라는 사실이지요. 보다 좀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생각해 보도록 하지요. 먼저 꼬인 그 친구는 분명히 나쁜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을 결정한 사람은 바로 00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힘들겠지만, 문제의 상황을 외부에 돌리지 말고, 00님과 연관된 부분만을 보도록 하세요. 선생님도 먼저 꼬인 그 친구가 참 미워요. 그 친구만 없었어도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라는 후회스런 마음도 들고요. 하지만, 00님이 결정한 일이니, 먼저 자신과 연관된 부분만을 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00님은 현재 본인이 이러한 일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본인을 용납하기가 매우 힘이 든다고 하셨지요? 그러나,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실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부정행위는 결코 칭찬 받을 일은 못되지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도 있다고도 봅니다. 그러니, 쓸데없는 자기비하나 자책감으로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지는 않도록 합시다. 그러나 이 잘못한 부분에 관한 점에 대한 반성은 충분히 있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대처일까요?

현재 00님은 어떠한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드는지 모르겠네요.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이러한 상황을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자백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했을 때 얻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로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고,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본인의 자책감과 괴로운 감정에서 벗어나고 떳떳해질 수 있는 상황이겠지요. 또한 협박하고 있는 친구에게서 벗어날 수 있구요.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얻어질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로는 이로 인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구요. 그것에는 어떠한 구체적인 결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학교마다 처벌기준이 조금씩은 틀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알려질 경우 친구들의 평가에 대해서도 달게 받아야 한다는 점이겠지요.

둘째, 말하지 않고 계속 있게 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로는 00님에 대한 평가가 변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겠지요. 단지 그것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부정적인 결과로는 계속 자책감과 괴로운 마음에 시달려야 할 것이고, 친구의 협박도 받아야 할 것이고, 계속 떳떳하지 못한 감정들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답니다.

어떠한 판단이 더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되나요? 선생님은 솔직한 자기고백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본인의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십시오. 그러나 이번 일을 계속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겨둔다면 계속 00님을 괴롭게 할 것은 분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00님, 학교 선생님께 편지로 00님의 솔직한 마음을 전해 보십시오. 그리고 잘못했다고 전하시고 본인이 그동안 당하였던 괴로운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십시오. 선생님께서 어떠한 판단을 내려주실 지는 모르지만, 용기를 내어 자백해 보십시오.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는 나름대로 충분히 받았지만, 선생님께서 내려주시는 대가도 받겠다고 말씀하시되, 선처를 구하십시오. 때로는 살면서 우리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00님 용기를 한번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00님은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