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학교가기 싫어요!

전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남학생입니다. 전 몸도 별로 좋지 않고 키도 크지 않습니다. 제가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중학교 2학년 때 저희 반의 어떤 아이에게 조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어요. 제 성격은 진짜 온순하고 내성적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착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누가 때려도 별로 화도 내지 않고 싸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언제부터인지 왜 그렇게 바보같이 행동했나하는 생각이듭니다. 아니 그때 정말 바보였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왜 그때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하죠.

1학년 때는 친구들과 잘 지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니까 왠지 학교가기가 싫어졌습니다. 자신감도 없어지고, 무슨 일이 생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학교 가는 것이 짜증이 납니다. 그리고 가끔 친구가 장난으로 놀리면 화가 나곤 합니다. 예전에 절대 그렇지 않았거든요. 학교를 그만 둘까도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예전처럼 다른 아이한테 맞을까봐 걱정도 되고요. 별로 대단한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실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중요한 일입니다.

누구랑 상담도 해보고 싶지만 그럴 사람도 없습니다. 맘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도 없습니다. 물론 친한 친구는 여러 명이 있지만, 학교를 안가면 이 모든 고민이 해결될 것도 같은데, 그럴 순 없고 고민입니다.

지금 몹시 고민이 되고 힘들겠어요. 00님은 중학교 1학년 때 어떤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시달렸던 기억이 다시 떠올라 무척 힘들어하는 것 같군요. 온순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도 무던히 애를 쓴 것 같고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고비를 제대로 넘기기 힘들어하는데 00님은 지금까지 고등학교 생활도 그럭저럭 잘 적응해 온 것 같고, 친한 친구도 여러 명이 있다니 어려웠던 시기를 잘 견딘 것 같아 대견스럽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예전과 비슷한 문제로 인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이 되는군요. 자신감을 많이 잃어서 그런 것 같아요. 00님은 친구들이 장난을 걸어 올 경우, 중학교때 괴롭힘을 당한 이후부터 오랜 기간 동안 그것을 참는 것에만 익숙해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 그 참는 것이 한계에 도달해 친구들의 사소한 장난에도 전에 비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그것이 아니고 중학교 때 그런 괴롭힘과 시달린 일이 있은 이후로 줄곧 자기의사를 잘 표현해 왔다면 지금 00님이 불안 해 하고 힘들어하는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그 원인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00님 주변에 이를테면 가정이나 학교에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 같네요.

지금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00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학교도 가기 싫고, 중학교 때처럼 피해를 당할 것 같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지금 이런 문제들이 00님 자신 앞에 있는 현실이라면 하루속히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이겨나갈 수 있을까 생각해봅시다. 먼저 친구들의 장난이나 놀림을 무조건 참고 견뎌왔다면, 그 친구들에게 00님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의사를 전달할 때는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이야기하지 말고 현재 그 친구가 한 이야기에서 00님이 좋지 않았던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너의 장난으로 인해 조금 기분이 나빠. 나를 놀리는 것 같거든. 이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같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런 연습을 자주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족에게 먼저 연습을 하는 것도 좋겠네요. 그리고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면 스스로 잘 생각해보세요. 나의 행동이나 주변을 잘 탐색해보면 불안해하는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00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맘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없다고 그랬는데, 아마도 친구들이 없다기 보다 00님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거나 그냥 안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진솔하게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친구들이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고, 나름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해 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러한 자신의 문제를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선택하고 행하는 것은 00님의 몫이긴 하지만요.

또 학교를 그만 두는 문제는 조금은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00님이 정말 힘들고, 학교를 다니는 것이 삶에 치명적이라면 몰라도 그것이 아니면 깊게 생각을 해 볼 문제인 것 같군요. 현실이 힘들다고 피하면 성인이 되어서 역경을 이기기보다는 피하는 것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또한 학교를 그만두고 00님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군요.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대책 없이 단순히 현실을 회피하고자 결정한 일이라면 조금 성급한 판단이 아닌 가 생각되는군요. 지금 불안하고 힘이 들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하세요. 그럼 기분이 좀 달라지거나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