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부모님의 거친 욕설이 너무 속이 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너무나 저를 답답하게 하고 이야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해가 지면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시고, 밝을 때 나가는 것도 어디 나가느냐고 꼬치꼬치 캐물으세요. 정말 부모님은 저를 못 믿는 것 같으시고 너무 간섭이 심하십니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이 친구를 만나러 간다든가하면 매일 나가서 이상한 짓만 하고 다닌다고 야단을 치십니다. 며칠 전에는 전학 간 친구가 집 부근에 와서 만나자고 하기에 말씀드렸더니 집에 들어온 이상 못나간다는 거예요. 아무리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못나가게 하시더니 저에게 "미친년", "지랄한다." 등의 욕설을 하시는 거예요.

정말 저는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고 정말 집을 뛰쳐나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버지마저 옆에서 “너는 맞아야 정신 차리겠다. 몽둥이찜질을 해야겠다” 라고 하시는 겁니다. 정말 평상시에도 부모님께서 욕설을 자주 사용하셨지만 이렇게 억울하게 아무 일도 아닌데 저를 몰아 부치시는 부모님과 정말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요.

보수적인 가정에서 부모님의 관여가 많아서 상당히 부담이 되겠어요. 게다가 부모님께서 욕설을 하시고, 더구나 **님을 믿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무척 마음이 많이 상했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사랑해야 할 부모님을 미워하는 심정이 무척 괴로울 것 같아요. 부모님의 말씀으로 마음이 짓밟히는 느낌이 들 것 같군요. 부모님이기에 어쩌면 마음의 상처가 더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가정은 나름대로의 가족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를 해서는 안 된다." "--는 해야 한다." 등의 당위적인 규칙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님의 가정의 경우 '해가지면 밖에 나가지 못한다‘, ’사람을 만날 때는 누구를 만나는지 말을 해야 한다' 등이죠. 일반적으로 가족 규칙을 정하는 사람은 가정에서 권위가 있거나 힘을 지닌 사람이 설정하게 되는데 대부분 아버지나 어머니가 설정하게 됩니다.

가족 규칙이 너무 엄격하고 경직되어 있으면 가족구성원들이 무척 힘들어하게 되죠. 부모님께서 '몇 시까지 들어와야 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으시더라도 어두울 때 들어오게 되면 야단을 맞게 되거나 아버지의 말씀이라면 따르지만 엄마가 하시는 말씀은 무시해도 된다는 가족 규칙을 가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경우에서 반복되고 드러나는 것을 가족 규칙이라고 합니다.

아버지 말씀이라면 무조건 들어야 하는 분위기도 가족 규칙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부모님께서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시지도 않고 무조건 욕을 하신다거나 야단을 치시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죠. 부모님께서 그런 욕설을 하실 때 **님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하군요. 아마 일반적인 사람일 경우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상당히 감정적으로 대처할 것 같네요.

지금 현재 가출을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 심정이 이해갑니다. 나를 이렇게 믿어주지 않고 욕설까지 하시는 부모님과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겠죠. 당연히 집을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생길 겁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자신의 발전을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님은 아마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부모님에 대한 불신의 감정이나, 대화가 되지 않는 분이라고 마음의 벽을 쌓아두고 살아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 벽을 **님께서 한 번 허물어 보세요. 상처를 받는 입장인데 왜 내가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하느냐 하는 내키지 않는 마음이 생길 겁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미 오랜 습관에 젖어계신 분들이고, **님이 먼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면 부모님의 새로운 반응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렵겠지만 한 번 용기를 내서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사람은 어려운 입장에 있을 때 그것을 정면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복수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지금 **님이 가출이나 자살을 생각한다면 그 내면에는 분명 부모님을 괴롭혀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욕설을 하는 부모님보다 훨씬 나쁜 방법이며 **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님이 마음을 열고 부모님께 다가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마음에 미움의 씨앗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님이 힘들게 속상한 마음을 억누르고만 있다고 해서 부모님이 **님의 마음을 알아 주실 수도 없고, 착한 딸이라고 생각하시기를 기대할 수 없죠. 사람이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면 말은 안 해도 얼굴과 행동에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부모님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도 못하고 참는다고 해도 표정이나 태도에서 부모님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죠. 그러면 나는 참을 만큼 참았는데도 부보님이 나에 대해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하신다면 오히려 더 억울할 수 있겠죠.

지금은 **님의 욕구와 부모님의 욕구가 아주 극한 상황에 대립해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이 마음의 벽을 깨주신다면 좋을 테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 같네요. 힘들겠지만 계속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생활을 하기보다는 오랫동안 굳어있겠지만 새로운 가정의 대화의 문을 열어보시길 바랍니다. 부모님께서 나의 요구를 들어주시지 않을 때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반응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현재의 상황과 필요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다는 공순한 태도로 말씀드리고, 부모님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말씀드리시길 바랍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먼저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 뜻과 부모님의 바람이 다르더라도 당분간은 인내하며 부모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행동이 순식간에 바뀌시지 않을 겁니다. 마음이 많이 상하고 지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마음과 생각의 초점을 바꾸어 보면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인내하며 노력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