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 한마디로 그저 그런 여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무용선생님이 여학생을 가만히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네 얼굴은 꼭 그리스여신의 조각상 같구나.” 그 여학생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고, 이제까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희망’, ‘자신감’… 이런 것들이 가슴속에 싹트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한 여학생은 뒤에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다. 그 이름은 마돈나. 어린 시절 무용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오늘의 마돈나가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면 너무 심한 논리의
비약일까?
어머니 손에 이끌려 상담실에 온 초등학생이 있었다. 자기 아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입에 거품을 물고 이야기하는 어머니 옆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내 알 바 아니라는 표정으로 여기저기 살피던
그 아이는 탁자에 놓인 영어책 제목을 소리내서 읽더니 상담자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뜻밖의 상황에 상담자가 “너 영어 잘
하는구나”라고 하자, 그 아이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저 잘하는
것 많아요.” 아, 이 아이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바로 이건데,
어머니는 그 말 한마디 하기가 왜 그렇게 힘든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누군가 자기를
가치있는 사람으로 알아줄 때,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하듯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러니 지금 굳게 닫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서 문부터 열라고 소리칠 것이 아니라 문
안쪽의 아름다운 풍경부터 상상해볼 일이다. 모든 문은 들어와서
싸우려는 사람에게는 안 열려도, 들어와서 즐겁게 같이 지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호준 선임상담원은 지난
5월 17일 가정의 달 특집으로 한 SBS-TV 특강에서 호평을
받았다. |
